SW사관학교 정글 5기 합격 후기
너무나 가고싶었던, SW 사관학교 정글 5기에 최종 합격하였다 .. !!
이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SW 사관학교 정글이 무엇인지는 알고계실 것 같아서, 간단하게만 정리해보자면 SW사관학교는 KAIST 전산학부에서 운영하는 비학위과정으로, 전산학부를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산학부의 핵심 커리큘럼을 가지고 교육하여 좋은 SW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소개는 홈페이지에 아주 잘 나와있기 때문에 홈페이지(링크)를 참고하시는 것을 추천한다!
SW사관학교 정글에 지원한 이유
개발자의 길을 걷고 싶어 퇴사를 갈겨버린 비전공자인 나는 계속해서 좋은 SW 교육 프로그램들을 탐색해왔다. 특히 이 곳에서 부트캠프 일정과 가격 등을 잘 안내해주고 있어서 큰 도움을 많이 받았다.
SW사관학교 정글은 모든 교육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가고싶었던 프로그램 이었지만, 교육 대상자가 '이공계 전공자'로 명시되어있어 마음을 접었던 프로그램이었다. 이공계를 전공하지 않아도 이공계 마인드가 있다면 지원할 수 있다고도 써 있었지만, 지레 겁을 먹고 '이공계 전공자들만 소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마음의 벽을 세웠던 것 같다.
하지만 혼자서 개발공부를 해 나갈수록, 컴퓨터 공학에 대한 기초지식 없이 개발자가 되어 IT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은 너무 무모해보였다. 칼을 휘두르고 방패를 들고 뛸 체력도 없으면서 칼과 방패만 가지고 전장에 나가는 것 같이 느껴졌다. 나는 평소에도 공부나 일을 할 때 체계적으로 기초를 다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 컴퓨터공학에 대한 기초가 없는 내가 프로그래밍 언어랑 프레임워크 몇 개 써봤다고 훌륭한 개발자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건 너무나도 뻔했다.
나는 그냥 몇 년 돈 좀 잘 벌어보겠다고 개발자라는 직업을 선택한 건 아니다. 4년의 커리어를 던져버리고 전공(언론정보학)과도 무관한 '개발'에 뛰어들었던 것은 이 일을 정말 오랫동안 성장하며, 즐겁고 보랍있게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였다. 그러려면 기초 공사가 튼튼해야했다. 기초공사가 부실하면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없다. 나는 튼튼한 기초를 가지고 long-run 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이게 내가 정글 프로그램에 지원한 이유다. 커리큘럼이 어마무시하긴하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니까!
게다가 이 어마무시한 커리큘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는 것도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기숙사 생활이라니! 대학 졸업 이후로 이렇게 공부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은 없었기 때문에, 몰입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춰진 곳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대되었다.
선발과정
선발 과정은 접수 → 학습자료 배부 → 2주간 공부 후 시험 → 인터뷰 → 최종 합격 으로 이루어진다.
07/18 ~ 08/05 : 접수
08/06 ~ 08/19 : 입학 시험 학습자료 배부 및 공부
08/20 (10~17시) : 입학 시험 (온라인)
8/21 : 1차 합격자 발표 및 인터뷰 일정 선택
08/27 ~ 08/28 : 인터뷰 (zoom)
08/28 : 최종 합격자 발표
접수
접수 과정에서 5만원을 결제 후 개인식별코드를 받는데, 이 개인식별코드는 선발과정 내내 사용되므로 꼭 잃어버리지 말고 기록해둬야 한다! 5만원은 접수비 + 학습 자료에 대한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고, 학습자료의 퀄리티가 좋기 때문에 아까워하지 말자.
학습 자료 배부 및 시험
학습 자료는 코딩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게 기초부터 다루고 있지만, 이 학습자료를 태어나서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꽤 시간을 많이 들여서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습 자료는 노션으로 작성되어있는데, 노션 복제가 허용되어있어서 놀랐다! (물론 외부에 유출하면 법적 책임 ㄱㄱ) 덕분에 내 노션에 복제해서 덧붙이고 싶은 것들은 덧붙이고, 여러 방식으로 재편집도 할 수 있었다!
학습자료를 2주 간 공부하면 시험을 치는데, 오전10시 -오후 5시 동안에 제시된 기능을 구현하면 된다. 시험 자체의 난이도가 엄청나게 높은 건 아니지만, 학습자료를 눈으로만 공부했던 사람은 풀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부하는 동안 학습 자료를 직접 따라 쳐 보고 이해하면서 공부하기를 권한다!
나는 제한 시간내에 기능 구현을 모두 마치고, 제출까지 잘 마쳤지만, 코드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었다. 내 머리로 생각해낼 수 있는 아쉬움이라면, 면접관님 눈에는 너무 명백해보일 것 같았다. 그래서 코드를 제출한 후에 아쉬움이 남는 코드에 대해서 더 좋은 방식으로 수정해보았고, 면접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할지에 대해서도 미리 생각해보았다.
유튜브에서 장병규 의장님께서 정글에 관한 인터뷰를 하신 영상을 봤는데, '지원자의 2/3는 시험 응시를 안한다' 라고 하시더라. 생각보다 많은 인원들이 시험을 포기한다는 점에 놀랐다. 학습 자료를 공부하고 시험을 응시하는 단계만으로도 이미 상위 33%라는 것!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예비 지원자님들 포기하지마시고 끝까지 하세욤!! 파이팅!!!!!
1차 결과 안내 및 인터뷰 일정 조율
정글 선발 과정에서 가장 좋았던 건 모든 결과를 신속하게 알려주신다는 거였다. 토요일에 시험에 응시했고, 다음날 낮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를 확인하는 창에서 선착순으로 인터뷰 시간을 정할 수 있었다.(인터뷰 시간은 30분 간격) 나는 저녁에 머리가 더 빠릿빠릿 돌아가는 편이라서 17:30분으로 면접을 잡았는데, 면접 당일엔 아침부터 너무 떨려서 힘들었다. 좀 더 이른 시간에 하고 마음 편히 있을 걸 하고 후회했다 ㅎㅎㅎ
인터뷰
면접은 결과 발표일로부터 6,7일 후인 토&일요일 양일간 진행됐다. zoom으로 진행되었고, 다대다 면접 방식이었다. 홈페이지에 안내되어있는 정글 운영진 4분께서 면접을 진행하신다. (모두 대단하신 분들이라 면접관님들께 면접 본 것만으로도 영광ㅠ)
우리 조의 경우 공통 질문 1개와 자소서 기반 질문 3-5개 정도를 받았다. 받은 질문 중 기억에 남는 질문은 "오유진님은 언론정보학 전공인데, 진로를 바꾸는 게 아쉽지 않으신가요? "라는 질문이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은 흐름으로 대답했다.
"언론정보학은 사회과학 계열의 학문으로, 사회현상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학부 과정에서 과학적 연구방법론을 배웠고, 이를 통해 현상을 파악하는 공부를 해오면서 논리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SW 분야에서 언론정보학 지식 자체는 사용하지 않더라도, 언론정보학을 통해 세상을 논리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갖게 되었고 이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유용하게 사용되는 스킬이기 때문에, 크게 아쉽지 않습니다. "
나는 비전공자로서 더더욱 '이공계 마인드'를 어필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위와 같이 대답했다. 이공계 전공자가 아니라면, 각자가 정의하는 '이공계 마인드'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이공계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된 경험들에 대해서 대답을 준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면접이 끝나고 나서 느낌은 '평타'쳤다. 딱 이 느낌. 다만 정글 프로그램에 대한 간절함이 부족해보일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떨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나와 함께 면접 본 두 분들 모두 정글 과정에 대한 간절함이 느껴져서 상대적으로 더 그래보일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했다. (저와 함께 면접 보신 분들 모두 꼭 붙으셨길 응원합니다 ㅠㅠ 대전에서 꼭 만나길!!!!!)
다음 기수 분들을 위해 팁을 드리자면, 자소서를 기반으로 면접을 준비하면 될 것 같고, 그 외에 SW 분야에 뛰어든 이유, 개발자가 되고 싶은 이유, 시험 답안에 대해서도 꼭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면접 분위기의 경우 (우리 조만 그랬을 수도 있음) 험악하지 않았다. 꼬리물기 질문도 생각보다 없었고, 질문에 대답을 하고나면 '으응~ 그렇군요~' 하는 반응이셨다. 압박하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최종 합격
이전 기수 블로그 글들을 보니 최종 결과를 빨리 알려준다는 내용들이 많아서 이번 기수도 빨리 알려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터뷰가 토-일 진행되었으니 일요일 저녁에 발표되지 않을까 했는데 진짜 일요일 이른 저녁에 발표되었다 !!!!! 일요일 하루종일 메일함만 확인해보면서 엄청 초조했는데, 결과가 일찍 나와서 너무 행복했다. ㅠㅠ 운영진 분들 감사합니다 ㅠㅠ!!!
정글 정보를 공유하는 오픈카톡방에서 어떤 분이 홈페이지에 결과 나왔다는 걸 알려주셔서 바로 확인했고, 최종 결과를 확인하라는 메일은 그로부터 좀 더 후에 (20분 정도?) 왔다. 결과 보고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행복했다.
합격하기 전에는 '뽑아만 주시면 제가 진짜 잘 해내겠습니다!!!!' 라는 마음이었는데, 사실 막상 합격하고 나니까 '나... 진짜.. 잘 할 수 있겠지?' 라는 마음이 들더라 ... ^^; 친한 지인 중 카이스트 전산학부를 졸업하신 분이 계신데, 정글 커리큘럼 중 운영체제 부분은 카이스트 학부 생들도 진짜 한 학기를 다 갈아넣는 과목이라고 하셨다.. 나 ... 잘.. 할 수 있겠지....?
이렇게 두렵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 기대가 된다. 내가 이 교육을 통해서 얼마나 갈리고(?)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가 되고, 앞으로 SW엔지니어로서 내가 걸어갈 앞날에도 기대가 된다! 걱정과 두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나는 당당히 이 선발과정을 통과했고, 이 교육과정을 이수 할 수 있는 지적 능력과 태도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않기로 했다! 나의 성장에는 한계가 없다는 사실을 뼈져리게 믿자아아!!!!
올해 나에게 발생한 이벤트 중 퇴사 다음으로 행복한 일이었다! :-) 내년 2월까지 한번 빡세게 해보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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