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회고/SW 사관학교 정글 5기

Week02-03.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나.

by Lizzie Oh 2022. 10. 14.

Week02 회고를 쓰지 못했다. Week02를 시작하고 Week03이 끝난 오늘까지도 회고 쓸 시간이 없었다. 정확히는 시간이 없었던 게 아니라 회고를 쓸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2-3주차 모두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팀원들과 함께 팀을 이뤘는데, 팀원들과 속도를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정글의 알고리즘 주차에서는 중간 중간 팀원들과 코드 리뷰를 하는데 상대적으로 문제를 푸는 속도 느린 나는 코드 리뷰 속도를 맞추기 위해 매일 매일이 조급했다.

 

2주차에는 27문제, 3주차에는 23문제를 풀었어야 했는데 2-3주차 모두 4문제를 풀지 못했다. 이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이 오해하실까봐 덧붙이자면, 정글에서 제공하는 문제를 오롯이 자기의 힘으로만 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에서 답을 찾아봐도 되고, 반에서 문제를 잘푸는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된다. 그래서 여기서 풀지 못했다는 말은 풀이를 봐도 이해를 못했거나 해당 문제를 풀 시간이 없었다는 의미이다. 나의 하루 공부시간은 14시간쯤 되는 거 같은데 휴일 없이 7일동안 하루 종일 공부를 하고 문제를 풀어도 주어진 시간내에 모든 문제를 풀기에 시간이 모자랐다. 

 

내가 느린 것도 사실이지만, 나만 느린 게 아니긴 했던 게, 코치님께서 그저께 우리 반 슬랙에 '문제 풀이 시트를 업데이트해주세요' 라고 하셨다. 우리가 문제 푸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코치님은 우리가 문제를 풀고도 시트에 체크를 안 하신줄 아셨던 거다.. 🥲 따시.. 😭😭😭 (유독 3주차가 빡세기도 했다. 그래프 개념이 나오면서 도데체 그래프를 코드로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 건지 감을 잡기가 힘들었고, 우리 반 모두 3주차를 가장 힘들어했다.) 게다가 나는 원래 공부할 때 이론이나 개념을 충분히 + 완벽히 이해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쏟는 스타일인데, 정글에서는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적당히 알고리즘 방법만 이해하고 문제로 넘어가야 하는 것도 나름의 스트레스였다.

 

오늘은 4주차 발제 이후 운영진 분들과의 두번째 티타임이 있었는데, 운영진 분들께서 주어진 문제들은 모두 다 풀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하셨다. 우리가 안 푼 게 아니라 못 푼 거였다고 대답하자 정말 의아하신 표정으로 답을 보고 이해하면 되는데 왜 못 푸는지 되물으셨다.  대표님의 그 의아한 표정이 생생하다. 진짜 이해가 안 가신다는 표정이셨는데, 그 표정을 보고 지금 내가 공부하는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운영진 분들께서는 이해가 안 되면 외우기라도 해보라고, 그런 방식이 필요한 순간도 있다고 하셨다.

 

사실 1주차 티타임 이후에도 혼자서 무조건 해결하기보다는 시간 내에 안 풀리면 답을 보면서 이해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문제가 좀 풀린다 싶으면 오기가 생겨서 몇시간씩 붙잡고 있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사실 내 실력에 스스로 자신이 없으니까, 문제를 내 힘으로 풀어내면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얻어가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난 이번 주 부터 그런 이상한 자존심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 !!!! 이번 주에 같은 조가 된 KS은 문제를 보고 5분 내에 풀이 방법이 떠오르지 않거나, 30분 이내에 코드 구현을 못하면 풀이 방법을 찾아보고, 이렇게 절약한 시간으로 나중에 문제를 한 번씩 다시 본다고 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공부하면 문제에 대한 좋은 해결 방법들을 접하고 내것으로 만들 기회가 생기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아서 4주차에는 이러한 방식으로 공부해보려고 한다!!! 

 

개념을 충분히 이해할 시간이 없다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나는 티타임 때 의장님께 이런 질문을 드렸다. 

벌써 알고리즘 3주차인데, 오히려 불안해진다. 알고리즘 주차를 시작하기 전에는 1주차를 끝내면 재귀를 완벽히 알게될 줄 알았고, 2주차를 끝내면 스택과 큐를, 3주차를 끝내면 BFS, DFS 를 마스터하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주어진 시간 동안에 과제를 해내려고 하다보니 원하는 깊이 만큼 공부를 하지 못하고, 백프로 이해가 되지 않아도 넘어가는 부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해도 괜찮은가?

 

의장님께서는 '본인이 정말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괜찮다'고 하셨다. 그렇게 공부하면 안됩니다! 보다 더 묵직한 대답이었다. 의장님께서 해주신 말씀은 위로와 동시에 도전이었다.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위로가 되었지만 (그래서 의장님께서 대답해주실때 자꾸 눈물이 날 거 같아서 참느라 혼났따. 나 여기서 나이도 많은 편인디 울면 창피하자나 따흡ㅠ), 한 편으로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나 ? 이게 정말 나의 최선인가? 하는 도전이 되었다. 나의 공부 시간은 양적(quantity)으로 나의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만, 질적(quality)으로는 분명한 개선의 여지가 있었다. 공부하다가 멍 때리게 되는 순간이나, 좀처럼 깊게 집중하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게 진짜 최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4주차에는 조금 더 몰입의 질을 높여서 최선을 다하는 한 주를 보내볼 것이다! 

 

딱 글을 마칠 타이밍인거 같지만 그래도 2-3주차를 담는 회고록이니까 지난 이 주간 공부한 내용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도, 그래서 새로운 한 주를 어떻게 살 건지 짧게 리스트업 해보고 회고록을 끝내보겠다.!

💡 공부
2주차에는 분할정복, 이분탐색, 스택, 큐, 우선순위 큐를, 3주차에는 그래프, BFS, DFS, 위상정렬을 배웠다. 이 주제들은 개념 공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되어 이론을 공부하는 데에 시간을 좀 할애했다. 전반적으로는 📚누구나 자료구조와 알고리즘을, 파이썬으로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부분에서는 교재 중 하나인 📚자료구조와 함께 배우는 알고리즘 입문을, 그 이외에 파이썬 언어 자체를 공부가 필요할 때는 📚나혼자 파이썬, 📚파이썬프로그래밍, 📚레벨업 파이썬 책의 도움을 받았다. 스택, 큐를 공부할 때 모든 예제 코드가 클래스로 구현되어있어서 클래스, 메소드,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공부했다. 
💡 신체 
운동을 해야 한다. 0주차에는 허리가 아팠고, 3주차에는 손목이 아프기 시작해서 손목 보호대를 샀다. 다행히 손목보호대를 며칠 착용하니 통증은 사라졌다. 어깨가 점점 앞으로 말리는 게 육안으로도 보인다. 하루하루 지날 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게 체감돼서 운동을 시작했다. 정글 과정을 끝까지 잘 해내려면 운동이 선택이 아닌 필수같다. 요즘 나의 신체 상태는 내 맨몸으로도 충분한 중량이 되어서 헬스장에 갈 필요가 없다. 방에서 씼기 전에 30분 정도 풀스쿼트, 크로스런지, 슬로우버피, 슬로우마운틴클라이머를 하고 있다. 몇 개 안해도 죽을 거 같던데 계속 꾸준히 하면 2월쯤에는 개껌이겠지.. ? (부디) 
💡 마음
3주차 티타임을 끝나고 남자친구랑 전화를 하다가 눈물샘이 터졌다. 이번 한 주에 어떤 게 힘들었는지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뿌에에엥 터졌다. 뭔가 확실히 심적으로 가장 힘든 주였는데, 알고보니 나 말고도 이번 주를 지내다가 눈물이 터진 사람들이 꽤 있었다.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에 또 묘한 위로를 받고...!!! 
💡 새로운 한 주
이번 한 주에는 문제의 풀이 방법을 빠르게 공부하고, 익히려고 한다. KS의 방법을 차용하여 15분 정도 고민해보고 풀이가 떠오르지 않거나, 풀이가 떠오르더라도 30분 이내에 코드로 구현하지 못하면 다른 풀이를 익히고 공부하려고 한다. 다만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배운 것들을 블로그에 문제별로 꼭 기록할 것이다. 이번주엔 반드시 주어진 문제들을 잘 익혀내겠어!!!!!!!!!!!!!
그리고 몰입의 퀄리티를 늘려서 지난 한 주보다 더 최선을 다하는 한 주를 보낼 것이다 으아아아아!! 파이팅!!!!

 

여담

1. 정글에서는 머리를 많이 써서 그런지 배가 진짜 금방 고파진다. 처음에는 과자, 초콜렛 등을 엄청 집어먹다가 인바디를 해보고 큰 충격을 받아 좀 더 건강한 간식을 찾았다. HI이 먹는 메추리알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하림 훈제 메추리알을 샀다. (본인 하림과 아무 관계 없음) 메추리알 크기도 크고 간도 잘 되어있고 한 팩에 다섯개나 들어있어서 한 봉지를 먹고 나면 나름 허기가 가신다. 스택과 큐를 배우는 2주차에 처음 메추리알을 주문했는데 팀원이 메추리알을 보더니 스택이라고 했다. 나중에 들어간 메추리알이 먼저 나오니까.. 🤣

스택. 후입선출. 푸시팝푸시팝!

 

2. 여기서는 예쁜 하늘 보는 게 낙인데, 2주차에 완전 귀여운 푸들같은 구름을 봐서 기분이 한동안 너무 좋았다 

하늘에 웬 흰색 푸들이 .. 🥺🥺🥺

 

3. 우리 반에는 그림판 명장 BS가 있다. 반 사람들을 닮은 동물을 하나씩 그려주기 시작하다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핑크토끼를 하나 그려달라고 했더니 아래와 같은 역작이 나왔다. 너무 귀여워서 맥북 배경화면으로도 설정했다. 볼 때마다 힐링된다 ㅠㅠ 

3주차에 풀었던 백준 3055번 문제에는 홍수를 피해야하는 티떱숲의 고슴도치의 이야기가 있다...

 

끝.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