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이 끝났다.
얻은 게 참 많은 다섯 달이었고
한 번 더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 거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군가 내게 정글 프로그램을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아래 조건을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강력하게 추천한다 할것이다.
1.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사람
2. 개발에 대한 명확한 목적의식이 있는 사람
3. 정글 커리큘럼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
정글은 진짜 '정글'이다. 어마무시한 양의 과제가 있고, 그 과제에 대해 지식적인 가르침을 주는 사람은 없다. (OS의 경우에는 KAIST 권영진 교수님의 특강이 두번 있고, 전체적으로 정글 생활을 도와주시는 코치님은 계신다) 알아서 해야 한다.
못한다고 다그치는 사람? 없다.
과제를 끝냈는지 못 끝냈는지 확인하는 사람? 없다.
몇시에 나오고 몇시에 들어가야 한다? 없다.
진짜 완벽한 야생이고, 이 곳에서 생활동안 뭘 얻어가던 얻어가지 못하던 그건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린 곳이다. 그래서 정글에서 얻어가고 싶은 게 명확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멍때리다가 시간만 날리고 돌아갈 수도 있다 ㅎㅎㅎ
다만 목표 의식과 의지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의지는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목표의식만 명확하다면 의지는 1-100 중에서 10 정도만 있어도 정글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글에 오면 의지는 불타오른다. 어떻게 커리큘럼을 이렇게 잘 짜신 건지 늘 놀라웠는데, 아무튼 커리큘럼을 따라가다보면 의지는 자동 상승한다. 그리고 같은 반 동기들의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 ㅎㅎ (긍정적으로!!) 목표의식만 명확하다면 의지는 정글 생활이 잘 키워준다..
다만, 정글 교육과정 (자료구조, 알고리즘, C언어를 활용한 RB Tree, 말록랩, 소켓, PintOS, 프로젝트)에 대해 확신이 없는 분들께는 추천하기 어려울 것 같다. 사실 당장 개발자로 취업하는데 크게 관련이 없을 수도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걸 왜 배워야 하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매주 과제를 해내기 위해 해야하는 공부의 양이 엄청나고 정말 힘들기 때문에 이걸 왜 해야하는지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 과정을 즐겁게 해낼 수 없을 것이다..!
정글에서도 기본적으로 위의 조건들을 충족하는 사람들을 많이 뽑으시는 것 같다. 스스로 몰입해본 경험이 있고, 개발자가 되고 싶고 튼튼한 기초를 쌓는데 관심이 많은 열정 넘치는 사람들! 정글에서 만난 좋은 동기들이 정말 정말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내가 배울 점이 참 많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자기소개서에 썼던 말이 기억에 강하게 박혀있다. '안 된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되게 할까를 고민한다' 라는 말이었는데, 너무 멋진 태도라고 생각해서 나도 의식적으로 그런 태도를 가지려고 계속 노력하는 중이다..!
아직 내가 개발자로서 일하기에 부족한 부분은 너무나도 많지만, 부족한 점에 매몰되기 보다는 내 장점에 집중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사람으로 매일매일 성장해나가고 싶다..!
매주 공부하면서 스스로의 부족함에 혼자 울기도 하고, 남자친구랑 전화하면서 울기도 하고, 동기들 부여잡고 같이 울기도 하고 (3주차에 여자들끼리 방에모여서 닭발 시켜 먹다가 다섯명 다 운 날도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많이 울고 서로 다독이고 응원해주고 노력하고, 같이 밤 새고, 또 새고 .. 또 새고(?ㅎ )안 되는 거 되면 기뻐하고 소리지르고 힘든거 하나 끝나면 같이 맥주도 마시고 .. 다시 없을 것 같은 5개월의 시간이었다!! (우리 B반 다들 너무 고생했고, 고마웠고 진짜 우리반 아니었으면 정글 이렇게 잘 못 해냈을 거야!!!!!!!!!!!!!!!!)
오래 오래 기억할 정글에서의 마지막 회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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